하시모토 갑상선염을 이해하는 데 있어 장 건강은 생각보다 중요한 변수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 질문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갑상선은 목에 있고 장은 배에 있는데 서로 무슨 관련이 있을까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시모토 갑상선염에 대해 알아보면서 장과 갑상선이 생각보다 훨씬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단순한 갑상선 질환이 아니라 면역계 이상이 관여하는 자가면역질환입니다. 그리고 이 면역계의 중요한 부분이 바로 장에서 형성되고 조절된다는 점에서 장 건강이 질환의 발생과 진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 이어집니다.
하시모토 갑상선염, 단순한 갑상선 문제가 아닙니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대표적인 자가면역 질환입니다. 자가면역 질환이란 면역 체계가 외부 병원체가 아닌 자신의 정상 조직을 비정상적으로 인식하여 공격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 경우 면역체계가 갑상선 조직을 공격하면서 TPO항체(갑상선 과산화효소 항체)가 생성됩니다. TPO항체는 갑상선 세포 손상의 진행 여부를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이며 수치가 상승해 있는 경우 지속적인 면역 반응이 진행 중일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TSH, T3, T4와 같은 갑상선 호르몬 수치만 확인하고 평가가 끝나는 경우도 있어 항체 검사가 함께 시행되지 않으면 자가면역성 여부를 놓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필요시 TPO Ab, Tg Ab 등의 항체 검사를 포함한 평가가 중요합니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단일 원인보다는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면역 조절 이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하시모토 갑상선염을 포함한 자가면역 질환에서 장내 미생물 환경 및 장 투과성 변화와의 연관성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아직 연구 단계이며 명확한 인과관계로 확립된 것은 아닙니다.
글루텐이 갑상선을 공격하는 이유
일부 사람들은 밀가루 섭취 후 갑상선 건강과의 연관성을 이야기합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자주 언급되는 개념이 분자 모방입니다.
글루텐 단백질의 구성 성분 중 하나인 글라이딘은 소화 과정에서 장벽 투과성이 증가한 경우 혈류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때 면역계가 이를 외부 물질로 인식하고 항체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제시됩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글라이딘과 갑상선 조직(특히 TPO 효소) 사이에 구조적 유사성이 있을 수 있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면역 반응이 교차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를 분자 모방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 자가면역 질환에서는 글루텐 섭취가 면역 반응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으며 류마티스 관절염 등 다른 자가면역 질환에서도 유사한 기전이 논의된 바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내용은 개인의 면역 상태, 유전적 요인, 장내 환경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글루텐과 갑상선 질환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인 분야입니다.
따라서 식이 조절 여부는 개인의 증상과 상태를 고려하여 전문가와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 내 미생물이 갑상선 호르몬을 좌우합니다
장 내 미생물 환경, 즉 마이크로바이옴이 갑상선 기능과 직접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갑상선 호르몬 T4가 활성 형태인 T3로 변환되는 주된 장소가 바로 간과 장입니다.
여기서 T4와 T3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T4는 갑상선에서 생성되는 비활성 호르몬이고 T3는 실제로 우리 몸에서 작용하는 활성 호르몬입니다. T4가 T3로 변환되어야 비로소 제 역할을 하는 건데, 이 변환 과정에 장 내 유익균이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장 내 유익균들은 인테스티널 설포타아제(Intestinal Sulfatase)라는 효소를 분비합니다. 이 효소는 T4를 T3로 변환하는 데 필수적인데, 유해균이 많으면 이 변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정상이어도 피로하고 무기력한 분들이 계신데, 이런 경우 T4는 충분하지만 T3로의 변환이 잘 안 되는 상황일 수 있습니다.
제가 이번에 공부하면서 느낀 건 장이 정말 우리 몸의 건강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장기라는 점입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에게 고용량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섭취를 권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장 내 환경의 균형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갑상선 기능 회복에 매우 중요합니다.
세로토닌의 약 90%가 장에서 분비된다는 사실도 놀랍습니다(출처: 미국국립보건원 NIH). 장 건강이 좋지 않으면 세로토닌 불균형이 생겨 스트레스 관리가 어려워지고 우울증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장을 '제2의 뇌'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피해야 할 음식과 도움이 되는 영양소
하시모토 갑상선염 환자가 반드시 피해야 할 것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글루텐이 든 밀가루(빵, 파스타, 과자 등)
- 아마씨, 좁쌀, 대두
- 십자화과 채소의 과다 섭취(브로콜리, 케일, 컬리플라워)
- 양파의 과다 섭취
- 두유 및 대두 가공식품
특히 십자화과 채소와 양파는 건강에 좋은 식품이지만 과다 섭취 시 갑상선 비대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하루 100g 정도의 소량 섭취는 안전하며 김치나 사워크라우트처럼 발효시키거나 데쳐서 섭취하면 위험이 감소합니다. 반면 두유는 시판 제품 대부분이 초가공식품에 가깝고 설탕 함량도 높아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솔직히 저 역시 예전에는 두유가 건강음료라고 생각했으나 성분표를 자세히 보니 설탕이 정말 많이 들어있었습니다.
반대로 갑상선 건강에 도움이 되는 핵심 영양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갑상선 건강에 도움이 되는 핵심 영양소
- 셀레늄 및 요오드: 해산물(다시마 등), 브라질너트
- 철분 및 비타미 A: 소고기, 달걀노른자, 소 간, 대구 간
- 좋은 지방: 견과류, 아보카도, 올리브유, 등푸른생선
견과류, 아보카도, 등 푸른 생선 같은 좋은 지방은 외부 요인으로부터 갑상선 손상을 보호합니다. 최근에는 저탄고지 식단이 갑상선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된 바 있습니다.
약물 치료와 정상 수치에만 안심하지 마시고 스트레스 관리와 장 건강 이 두 가지를 반드시 함께 점검하셔야 합니다.
우리 몸을 지킬 수 있는 건 결국 나 자신의 의지입니다. 현대 사회의 수많은 자극적인 음식을 한순간에 끊기는 어렵겠지만 건강을 위해 조금씩 줄여나가는 실천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초기 관리 여부에 따라 충분히 극복 가능한 질환입니다. 내분비내과에서의 정확한 항체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근본적인 치료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