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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방중격결손 수술 후기 (조기발견, 시술치료, 폐동맥고혈압)

by msbehappy 2026. 3. 17.

제 가슴에는 10cm 정도 되는 수술 자국이 있습니다. 4살 때 받은 심방중격결손 수술 흔적입니다. 분유를 먹을 때마다 숨을 너무 헐떡여서 간호사의 권유로 검사를 받았고, 심방에 뚫린 구멍이 막히지 않은 채 태어났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당시 부모님이 많이 우셨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6년에 한 번씩 정기검사만 받으면 될 정도로 건강하게 살고 있습니다. 심방중격결손증(ASD, Atrial Septal Defect)은 심장의 좌심방과 우심방 사이 벽에 구멍이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여기서 심방이란 심실로 혈액을 보내기 전 일시적으로 혈액이 모이는 공간으로, 정상적으로는 좌우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전 국민 500~1,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선천성 심장병이지만,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로 완치가 가능한 질환입니다(출처: 질병관리청).

심방중격결손 발견과 치료 시기

심방중격결손증은 증상이 모호해서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처럼 영아기에 수유 시 호흡곤란을 보이거나, 5세 전후 또래보다 쉽게 지치는 모습을 보이면서 발견되기도 하고, 성인이 되어서야 건강검진 중 심장초음파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심장초음파는 구멍의 위치와 크기, 혈류 방향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진단 도구입니다. 보험 적용이 되어 비용 부담도 크지 않으니, 의심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치료 방법은 구멍의 크기와 환자 상태에 따라 결정됩니다. 제가 수술받던 20여 년 전과 달리, 요즘은 시술(카테터 폐쇄술)이 수술보다 더 많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시술은 체중 15kg 이상일 때 가능하며, 다리 정맥을 통해 도관을 넣어 우산 모양의 폐쇄 장치로 구멍을 막는 방식입니다. 이 장치는 니티놀(Nitinol) 같은 바이오 합금으로 만들어져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조직에 덮여 영구적으로 구멍을 막아줍니다. 1박 2일 입원으로 치료가 끝나니, 제가 받았던 개흉 수술에 비하면 환자 부담이 훨씬 적습니다.

구멍 크기가 1cm를 넘으면 일반적으로 시술이나 수술을 고려하지만, 크기만으로 치료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부정맥이 동반되거나, 원인 불명의 뇌졸중 병력이 있다면 8mm 이하의 작은 구멍도 막아야 할 수 있습니다. 역설적 색전증(Paradoxical Embolism)이라 하여, 구멍을 통해 정맥의 혈전이 동맥으로 넘어가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색전증이란 혈관 속 이물질이 혈류를 타고 이동해 다른 곳 혈관을 막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제가 수술받을 당시 같은 병동에 늦게 발견되어 위독한 상태로 입원한 어린이도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구멍이 큰 채로 오래 방치되면 다음과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 폐동맥 고혈압으로 인한 심장 부전
  • 심방세동 같은 부정맥
  • 역설적 색전증에 의한 뇌졸중

특히 아이가 분유나 모유를 먹을 때 숨을 헐떡이거나, 입술 색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을 보인다면 즉시 소아심장 전문의를 찾아 심장초음파 검사를 받아보셔야 합니다.

폐동맥 고혈압과의 연관성

심방중격결손을 방치했을 때 가장 우려되는 합병증이 바로 폐동맥 고혈압(Pulmonary Hypertension)입니다. 폐동맥 고혈압이란 폐로 혈액을 보내는 혈관의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상태로, 심장이 폐동맥으로 피를 보내는 데 과도한 힘을 써야 해서 결국 심장 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혈압을 재는 대동맥 고혈압과 달리, 폐동맥 고혈압은 심장초음파로 의심하고 심도자 검사로 폐동맥 압력을 직접 측정해야 정확히 진단할 수 있습니다.

소아의 폐동맥 고혈압은 성인과 달리 선천성 심장병이 가장 주요한 원인입니다(출처: 대한심장학회). 심방중격결손으로 좌심방에서 우심방으로 혈액이 계속 새면, 우심실과 폐동맥에 과도한 혈류가 지속적으로 흐르게 됩니다.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폐혈관이 손상되고 압력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폐혈관 저항(PVR, Pulmonary Vascular Resistance)이 비가역적으로 증가하면 아이젠멩거 증후군(Eisenmenger Syndrome)으로 진행될 수 있는데, 이는 우심방에서 좌심방으로 혈류가 역류하는 단계로 이미 시술이나 수술로 구멍을 막을 수 없는 상태입니다.

제 경험상 어렸을 때 체력이 약하고 또래보다 마른 편이었다면 심장 문제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실제로 60대 후반에 큰 심방중격결손을 진단받은 환자 중에는 평생 체력이 약하고 말랐던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폐동맥 고혈압의 주요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는 호흡곤란
  • 가슴 두근거림(심계항진)
  • 온몸 부종
  • 실신

소아 환자의 경우 운동할 때 유난히 힘들어하거나, 친구들과 놀 때 빨리 지치는 모습을 보입니다. 10세 이후 여자아이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선천성 심장병이 원인인 경우 심장병을 조기에 치료하면 폐동맥 고혈압도 완치될 수 있지만, 원인이 불명확한 특발성 폐동맥 고혈압은 약물 치료로 증상을 조절하면서 장기간 관리해야 합니다.

소아 폐동맥 고혈압 치료의 가장 큰 어려움은 성인용 약물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프로스타사이클린 유사체, 엔도텔린 수용체 길항제, 포스포디에스테라제-5 억제제 등 성인에게 효과가 입증된 약물들이 소아에게는 아직 사용 승인이 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다행히 최근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치료 선택지가 더 넓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심방중격결손증은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병이 아닙니다. 저처럼 제때 치료받으면 완치되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가슴에 큰 흉터가 남긴 했지만, 그것 때문에 일상에 불편함을 느낀 적은 없습니다. 요즘은 시술로 흉터 없이 치료할 수 있으니 더욱 다행입니다. 아이의 성장이 또래보다 부진하거나, 체력이 유난히 약하다면 한 번쯤 심장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조기 발견이 곧 완치의 지름길입니다. 심방중격결손으로 인한 폐동맥 고혈압은 빠른 심장 치료가 핵심이며, 적절한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2rGBD2ng0L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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