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생리통이나 두통이 있어도 견딜 만한 수준이라면 진통제를 잘 복용하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강직성 척추염을 진단받은 이후에는 어쩔 수 없이 소염진통제를 꾸준히 복용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약의 효과와 부작용을 모두 직접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콩팥에 직접 타격을 주는 NSAIDs의 작용 원리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즉 NSAIDs(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는 우리 몸의 COX(사이클로옥시게나제) 효소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여기서 COX란 통증과 염증을 유발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을 만드는 효소를 의미합니다. 문제는 이 COX 효소가 콩팥의 혈류량을 조절하고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입니다.
제가 복용 중인 쎄레브렉스를 포함해 부루펜, 애드빌, 이부프로펜 같은 NSAIDs는 COX 효소를 차단하면서 콩팥으로 가는 혈액량을 감소시킵니다. 혈류가 줄어들면 콩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고, 장기간 복용 시 만성 신부전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출처: 대한신장학회). 특히 사구체 여과율(GFR)이 30 이하로 떨어진 환자는 단기간 복용도 신중해야 하며, 정기적인 혈액 검사로 신장 기능을 확인해야 합니다.
저는 처음 발작이 일어났을 때 하루 두 번(아침, 저녁)씩 거의 몇 달을 먹었는데, 당시에는 증상 완화가 급했기 때문에 부작용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습니다. 지금은 안 좋은 것 같을 때만 하루 한 번 먹는 식으로 조절하고 있지만, 아직 나이가 젊어서인지 크게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혈액 검사와 소변 검사를 받으면서 제 신장 상태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위장과 심혈관에 미치는 복합적 영향

NSAIDs 복용자의 60%가 속 쓰림이나 소화불량을 호소하고, 20-30%는 위십이지장 궤양이 발생할 수 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심한 경우 12%에서는 위장 천공이나 출혈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까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저는 원래 위장이 약한 편이라 이 부분이 가장 걱정되었습니다.
위장 부작용 위험군에는 과거 위십이지장 궤양 경험자, 65세 이상 고령자, 고용량 장기 복용자, 아스피린이나 스테로이드를 함께 복용하는 사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자가 포함됩니다. 이런 분들은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으로 파는 소량의 진통제도 피하고,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서 위장약을 함께 처방받아야 합니다.
심혈관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NSAIDs는 심부전,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 발생률을 1.5~2배가량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대한심장학회). 실제로 특정 NSAIDs는 심근경색 위험을 4배 이상 높여서 시장에서 퇴출된 사례도 있습니다.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있는 분, 과거 심근경색이나 뇌혈관 질환을 겪은 분은 자가 구매를 절대 피하고 의사 처방에 따라 최소 용량으로 최단기간만 복용해야 합니다.
장기복용이 불가피할 때 선택할 수 있는 대안
진통제를 장기복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몇 가지 전략이 있습니다. 먼저 가벼운 통증에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타이레놀)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NSAIDs보다 진통 효과는 약하지만 위장, 심장, 콩팥 부작용이 거의 없고, 500mg 기준 하루 6알까지는 비교적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습니다.
국소 부위 통증에는 붙이거나 바르는 외용 NSAIDs가 효과적입니다. 손, 팔꿈치, 무릎, 발목처럼 겉으로 만져지는 관절 부위라면 먹는 약보다 전신 영향이 적은 패치나 크림 형태가 부작용을 줄이면서도 통증 완화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관절통의 경우 물리치료나 국소 주사 치료도 고려할 만한데, 이런 국소 치료는 전신적인 약물 반응을 최소화해서 콩팥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습니다.
통증이 3일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저처럼 만성 질환으로 장기복용이 불가피한 경우라면 다음 사항을 꼭 지켜야 합니다.
- 본인의 콩팥 기능 상태(사구체 여과율)를 정확히 파악하기
- 약 처방 시 NSAIDs 여부를 확인하고 성분명 기억하기
- ACE 억제제, ARB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같은 혈압약이나 이뇨제와 함께 복용 시 의사에게 반드시 알리기
- 3~6개월마다 정기적인 혈액 검사와 소변 검사로 신장 기능 모니터링하기
저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지금도 장기복용 중이지만,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피검사와 소변검사를 받으며 상태를 체크하고 있습니다.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라도 부작용이나 위험성을 제대로 알고 복용하는 것과 모르고 먹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진통제는 인류를 통증으로부터 해방시킨 위대한 발명이지만, 아직까지 누구나 안심하고 쓸 수 있을 만큼 완벽한 약은 없습니다. 저처럼 만성 질환으로 장기복용이 필요한 분이라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고 정기 검사를 받으면서 안전하게 관리하시길 바랍니다. 모든 게 그렇지만 약도 과하면 독이 되고, 제대로 알고 먹으면 삶의 질을 지켜주는 도구가 됩니다.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라도 부작용과 위험성은 제대로 알고 복용해야 합니다.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다고 해서 안전한 게 아닙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장 내 환경 변화, 변비, 소화 문제 같은 부작용은 생각보다 빨리, 확실하게 찾아옵니다. 3일 이상 통증이 지속되면 자가 판단으로 약을 먹지 말고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특히 만성 질환으로 혈압약이나 이뇨제를 복용 중이라면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